운주사 천불천탑에 대한 전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고려초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운주사에는 천개의 불상과 천개의 탑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전란과 무지한 사람들에 의해 파괴되어 현재는 불상과 탑을 합쳐 100여기가 남아 있다고 하네요
어느 기록에도 남아 있지 않아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누구에 의해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는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여러 설이 있지만 풍수지리에 입각해서 도선이 동고서저의 지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었다는 설이 유명하고 탑과 불상의 모양을 보고 남중국에서의 이주민들이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고 합니다
소설 <퇴마록>과 <장길산>에서 운주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퇴마록은 본 기억이 <와불이 일어나면>이라는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나왔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운주사의 와불이 일어나면 미륵불이 나타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실제 전해져오고 있는 전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전설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세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말이죠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다보탑이나 석가탑처럼 세련된 맛은 없습니다 투박하고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민중의 느낌이 납니다
즉 아마도 운주사의 천불천탑은 국가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주도적인 인물이나 세력이 있었겠지만 천불천탑을 만든 것은 다수의 민중이였을 것이라는 설도 있더군요
왜 천개의 불상과 탑이였을까요?
추측해보면 불교의 천불신앙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천불신앙이란 1000번째의 부처가 오면 현겁이 끝나고 새로운 미래겁이 온다는 신앙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석가모니는 8번째 부처이고 미륵불은 9번째 부처가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1000이라는 숫자는 현세계를 끝내고 새로운 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 구원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운주사의 칠성바위가 북두칠성의 위치와 일치하고 칠성바위의 각각의 크기는 북두칠성의 각각의 빛의 밝기와 일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극성의 위치에 와불이 있다고 합니다
분명 천불천탑은 별자리와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과거 <역사스페셜>에서 천불천탑의 위치가 하늘의 일등성의 위치와 비슷하다고 하여 놀라움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여러 조서를 통해 별자리주장은 다소 근거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하지만 칠성바위와 와불은 북두칠성과 북극성의 위치라는 것에 이견은 없다고 합니다
불교에 칠성신앙이라는 것이 있는데 칠성신앙이란 불교가 중국에 들어오면서 도교와 결합된 형태라고 합니다
칠성신앙이란 북극성과 북두칠성 그리고 별자리가 인간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믿음이라고 합니다 오늘 날 별자리 따지고 그런거 연상하면 될 듯 싶네요
칠성신앙은 삼국시대에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하늘에 맡기지 않고 이 땅에서 스스로 실현하고자 한 의도는 아니였을까요?
천불천탑을 다 완성했으나 새로운 세상은 오지 않고 그들의 운명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와불이 일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전설은 천불천탑의 민중의 소망이 완성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와불이지만 부처는 가부좌를 한 좌상의 형태를 하고 있고 누군가가 일으켜 세울려고 시도한 흔적이 있다고 하네요 다시 말하면 와불로 의도한 것이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돌과 붙어 있어 와불과 돌을 분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즉 그들은 와불을 일으켜 세우지 못한 것이 새로운 세상이 오지 못한 이유라고 여기고 그 전설이 오늘 날까지 남아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전설 신화의 시대에 살던 그들과 과학의 시대에 사는 우리의 표현방식이 차이가 있을 뿐이죠
이렇게 본다면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미신적인 어리석은 행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천불천탑의 전설에서 과거 민중의 고달픈 삶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과 바램, 희망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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